4월 제주도 가볼만한곳 10곳

  4월 제주도 가볼만한곳 10곳

 

 

4월의 오름이라니… 바람도 가볍고 햇살도 덥지 않은 그 타이밍, 딱 좋아. 벚꽃은 중순이면 지고, 유채꽃도 마무리지만 청보리가 막 절정에 들어선다. 

조용한 오름을 오르거나, 바닷가 마을을 걷기에도 좋은 시기다. 섬 전체가 봄을 향해 열려 있는 4월의 제주라면, 마음이 가는 곳 아무 데나 앉아 있어도 풍경이 된다.

이번에 고른 4월 제주도 가볼만한곳 10곳은 꽃의 시기와 공간의 분위기, 그리고 걷는 사람의 마음을 다 고려해 골랐다. 하나하나 다 다르고, 그래서 더 제주스럽다.

 

 

 

 

• 가파도 청보리밭
• 녹산로 유채꽃길
• 한라산 둘레길 동백길 코스
• 방선문 벚꽃길
• 산방산 용머리 지질트레일 A코스
• 큰넓궤와 도엣궤 – 4·3 유적지 탐방
• 상효원 수목원 – 겹벚꽃과 튤립축제
• 휴애리 자연생활공원 – 봄 수국축제
• 따라비오름
• 예래생태공원

 

 

  1. 가파도 청보리밭

 

 

제주 모슬포항에서 배를 타고 20분이면 닿는 작은 섬인데, 그 풍경은 작지 않다. 선착장에서 내리자마자 시야가 달라진다. 길 위에 아무것도 없는데, 그 아무것도 없는 풍경이 마음을 먼저 데려간다. 마을을 지나 조금만 걸어 올라가면 청보리밭이 바람을 타고 움직이고, 그 사이로 난 오솔길은 걷는 속도까지 천천히 바꿔놓는다. 섬 둘레는 약 5km, 자전거나 도보로 한 바퀴를 도는 데 두 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다. 4월 중순이면 청보리가 푸르게 올라 있어 4월 제주도 가볼만한곳 10곳 가장 보기 좋다.

 

언덕을 따라 걷다 보면 저 멀리 제주 본섬이 수평선 너머로 보인다. 섬에서 섬을 바라보는 장면은 생각보다 선명하게 남는다. 청보리는 바람에 따라 결을 바꾸고, 바다는 그 뒤에서 묵직하게 깔려 있다. 소리도, 색도 단순한데 그 조합이 오히려 풍부하게 느껴졌다. 바다를 보고 있는데도, 땅 위에 서 있는 기분이 강한 곳이었다.

 

 

 

 

  2. 녹산로 유채꽃길

 

녹산로는 제주 동부에서 유채꽃이 가장 넓게 퍼지는 드라이브 코스다. 길 양옆으로 약 10km에 걸쳐 유채꽃밭이 펼쳐지고, 차량보다 걸어서 볼수록 꽃과 바람이 더 가깝게 느껴진다. 2025년 기준 ‘제주 유채꽃축제’는 4월 4일부터 4월 13일까지 진행된다. 이 기간에는 일부 구간이 차량 통제되며, 도보 관람이 가능해져 자유롭게 꽃길을 걸을 수 있다.

 

조랑말체험공원 부근은 꽃밭 면적이 가장 넓고 포토존도 많아 가장 붐비는 곳이다. 축제 기간이 아니더라도 녹산로 중간중간에는 갓길 주차 공간과 간이 화장실이 마련되어 있어 접근이 어렵지 않다. 유채꽃은 3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해 4월 중순까지 이어지며, 구간마다 개화 상태가 달라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도 변화가 재미있다. 방향마다 빛의 각도도 달라 같은 유채꽃도 다르게 보인다.

 

 

 

 

  3. 한라산 둘레길 – 동백길 코스

 

한라산 둘레길 4구간인 ‘동백길’은 무오법정사 입구부터 돈내코 탐방안내소까지 이어지는 약 11.5km 거리다. 대부분 평탄한 흙길이라 고도 변화가 적고, 걷는 내내 숲과 함께 움직이는 기분이 든다. 전 구간을 걷는 데는 3시간 반 정도가 소요되며, 중간 지점에서 왕복으로 짧게 다녀오는 사람도 많다. 동백꽃은 3월 초에 절정을 지나지만, 4월 초까지는 낙화된 꽃잎들이 숲길을 붉게 물들인다.

 

이 길은 동백나무 군락지를 지나며 울창한 숲과 습한 공기, 흙 냄새가 발걸음을 따라온다. 이정표가 잘 정비되어 있고, 곳곳에 작은 쉼터도 마련돼 있어 장시간 걷기에도 부담이 없다. 도심에서 벗어나 오래 걷고 싶은 날, 계절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조용히 느끼기에 4월 제주도 가볼만한곳 10곳 적당한 코스다.

 

 

 

 

  4. 방선문 벚꽃길

 

서귀포 오라동에 위치한 방선문 벚꽃길은 도심과 조금 떨어진 조용한 벚꽃 산책길이다. 차량으로는 ‘방선문 입구 공영주차장’을 목적지로 설정하면 되고, 그곳에서 벚꽃길이 시작된다. 벚꽃은 4월 초중순에 절정을 이루며, 길을 따라 왕벚꽃이 줄지어 피어난다. 계곡 쪽은 음지라 벚꽃 개화가 제주시보다 며칠 늦고 오래 지속된다.

 

‘방선문’은 사람 이름이 아니라, 예로부터 계곡을 막은 바위틈 사이로 맑은 물이 흐르는 모습을 빗대어 ‘선인이 거닐던 문’이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길은 계곡을 따라 약 1km 정도 이어지며, 일부 구간은 살짝 오르막이다. 상업시설이나 인공 구조물 없이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벚꽃이 피어 있어 한결 차분하게 걸을 수 있는 4월 제주도 가볼만한곳 10곳이다.

 

 

 

 

  5. 산방산 용머리 지질트레일 A코스

 

용머리해안주차장에서 출발해 걷는 2.9km 순환형 해안 코스로, 응회암 절벽이 파도에 깎여 형성된 독립적인 해안 지형이다. 지질공원으로도 지정된 이 구간은 화산재가 층층이 굳어진 단면이 그대로 드러나 있어 걷는 길 자체가 하나의 전시물 같다. 바닷물이 차오르면 출입이 통제되므로, 방문 전 입장 가능 시간 확인은 필수다.

 

바다 바로 옆을 걷는 구간에서는 파도가 바위에 부딪히는 소리를 계속 들을 수 있다. 절벽 아래로는 지층 단면이 그대로 드러나 있고, 걷는 동안 수직 암벽과 바다, 유채꽃이 한 장면 안에 들어온다. 전체 코스를 다 걷지 않아도 주요 구간만 둘러보는 데 무리는 없다. 걷는 길 자체가 풍경이다.

 

 

 

 

  6. 큰넓궤와 도엣궤 – 4·3 유적지 탐방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숲으로 둘러싸인 조용한 길 끝에 제주 4·3 유적지인 큰넓궤와 도엣궤가 있다. 당시 주민들이 군경의 토벌을 피해 몸을 숨겼던 동굴로, 지금은 숲길을 따라 걸으며 그 흔적을 만나는 장소가 되었다. 길은 약 1.5km, 완만한 경사의 오솔길이며, 중간중간 안내판과 돌담 흔적이 남아 있다.

 

4월 제주도 가볼만한곳 10곳으로 추천하는 여기는 제주 4·3을 다룬 영화 〈지슬〉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영화 속 장면처럼, 동굴 앞에 서면 빛이 거의 들지 않고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아 있다. 초록 이끼와 물웅덩이, 바닥에 깔린 낙엽까지 조용하게 쌓여 있다. 화려한 꽃길이 많은 4월, 꽃이 많은 봄에 이런 곳을 걷는다는 건, 화사한 사진보다 오래 남는 감각을 고르는 일에 가깝다.

 

 

 

 

  7. 상효원 수목원 – 겹벚꽃과 튤립이 반기는 봄

 

4월 중순이면 상효원 수목원은 겹벚꽃으로 진분홍 그림자를 드리운다. 잎보다 풍성한 꽃이 나무 가지마다 포개져 있어, 위를 올려다보는 순간 시선이 멈춘다. 이 시기엔 튤립도 함께 피어나 걷는 길마다 색이 겹겹이 쌓인 듯한 느낌을 준다. 겹벚꽃은 4월 중순까지 볼 수 있어서 셋째 주 주말쯤이 가장 보기 좋다. 2025년 기준 성인 입장료는 9,000원이며, 주차 공간도 충분히 마련돼 있다.

입구에서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겹벚꽃과 튤립이 함께 어우러지는 구간이 나온다. 겹벚꽃은 머리 위를 덮고, 튤립은 발끝 가까이에 퍼져 있어 두 층의 풍경이 나란히 이어진다.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꽃송이가 통째로 떨어지는 걸 자주 보게 되는데, 그 순간이 어쩐지 짧게 정적을 만드는 듯했다. 벚꽃이 끝난 줄 알았던 시기에 이런 장면을 만난 건, 4월 제주도 가볼만한곳 10곳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였다.

 

 

 

  8. 휴애리 자연생활공원 – 유리온실 속 봄 수국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에서는 매년 봄이면 수국축제가 열린다. 4월 초부터 시작되지만, 이 시기의 수국은 대부분 유리온실 안에서 피어나는 형태다. 바깥에서 볼 수 있는 수국은 여름이 가까워져야 만개하기 때문에, 봄에 이곳을 찾는다면 온실 속 풍경을 기대하는 게 맞다. 겹벚꽃도 4월 중순쯤 함께 피기 때문에, 시기를 잘 맞추면 두 가지 꽃을 나란히 즐길 수 있다. 2025년 기준 성인 입장료는 13,000원이며, 주차장은 넓게 마련돼 있다.

온실 안쪽은 다양한 색의 수국으로 꾸며져 있고, 꽃들 사이를 천천히 걸을 수 있도록 길이 나 있다. 다육이 전시관, 감귤나무 정원, 동물과 가까이 마주하는 체험 공간도 있어 4월 제주도 가볼만한곳 10곳 아이들과 함께 찾기에도 괜찮다. 사진을 찍기 좋은 구조물들이 곳곳에 놓여 있어서, 꽃을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는 사람들도 많다. 나는 온실 안에서 유독 푸른빛이 감도는 수국을 오랫동안 바라보다가, 온실 밖 벤치에 앉아 귤꽃 향기 섞인 바람을 잠깐 쉬어가는 게 좋았다.

 

 

 

  9. 따라비오름 – 4월의 들풀이 살아 있는 능선

 

 

따라비오름은 서귀포시 가시리에 자리한 둥근 봉우리로, 4월엔 연둣빛 풀잎이 오름을 감싼다. 억새가 사라진 자리에는 부드러운 흙길과 낮게 깔린 들풀이 대신 채워져 있어, 오름 자체가 가볍고 따뜻한 느낌을 준다. 입구에서 정상까지 왕복 거리는 약 2.5km 정도이며, 천천히 걸어도 1시간 남짓이면 충분하다. 오르는 길엔 나무 데크와 흙길이 번갈아 이어지고, 정상에 오르면 표선·성산 일대의 너른 들판이 발 아래로 펼쳐진다. 주차는 입구 옆에 마련돼 있고, 별도 요금은 없다.

능선에 올라서면 오름 하나가 아니라, 수십 개의 오름이 둥글게 겹쳐 보인다. 초록빛이 스미는 4월의 들판은 조용하고 넉넉해서, 바람이 몸을 감쌀 때도 급하지 않았다. 내려오는 길엔 발밑으로 갯무꽃이 드문드문 피어 있는 걸 볼 수 있었는데, 아무렇게나 피어 있어도 그 모습이 단정하게 느껴졌다. 사람보다 바람이 먼저 걷는 길이랄까, 따라비오름은 그런 풍경을 담고 있는 4월 제주도 가볼만한곳 10곳이었다.

 

 

 

 

  10. 예래생태공원 – 조용한 수로길 따라 피어나는 갯무꽃

 

서귀포 예래동에 자리한 예래생태공원은 관광지보다 생활권에 가까운 공간이다. 4월 초, 벚꽃이 하늘을 덮고 유채꽃이 땅을 채우는 풍경은, 봄날 이곳을 걷게 만드는 이유로 충분하다. 수로를 따라 데크길이 이어지고, 그 양옆으로는 갯무꽃이 군락을 이뤄 피어나기 시작한다. 이 시기의 꽃들은 화려하진 않지만, 공원 곳곳에 조용히 번져 있는 모습이 마음을 붙든다. 입장료는 없고, 공원 초입에 주차 공간도 마련돼 있어 가볍게 들르기 좋다.

꽃보다 풍경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장소였다. 나무데크를 따라 걷다 보면 물길 위에 작은 수초가 흐르고, 그 곁엔 갈대가 낮은 바람에도 부드럽게 움직인다. 사람보다 소리와 바람이 많은 길이라, 걸으면서는 괜히 말수가 줄어들었다. 갯무꽃 군락 앞에선 잠깐 멈춰 섰다가, 다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들판과 수로, 그리고 들꽃이 있는 이 길은 혼자서 걷기에도, 누군가와 나란히 걷기에도 조용히 좋은 4월 제주도 가볼만한곳 10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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